서예교실풍경

古事成語

운산(雲山) 2012. 6. 4. 20:33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측백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말이다. '백(柏)'을 잣나무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원래는 측백나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뒤에 잣나무와 혼동되면서 측백나무보다는 잣나무로 쓰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상록교목으로 겨울이 되어도 푸른 빛을 잃지 않아 예부터 선비의 꼿꼿한 지조와 기상의 상징으로 함께 어울려 쓰였다.

송백지조(松柏之操: 송백의 푸른 빛처럼 변하지 않는 지조), 송백지무(松柏之茂: 언제나 푸른 송백처럼 오래도록 영화를 누림) 등이

그 예이다.

 

혜분난비(蕙焚蘭悲)

혜란이 불에 타니 난초가 슬퍼한다는 뜻으로, 벗의 불행을 슬퍼한다는 말이다. '혜(蕙)'는 난초의 한 종류이다.

 

忍之爲德 (인지위덕) 참을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

우리 속담에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죠. 그와 연관된 민담 한 토막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옛날 한 총각이 나이 30이 되도록 장가를 못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서 한 노처녀를 만나 그 처녀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처녀가 시집이라고 와보니 집이라고 가난하기 짝이 없어 서발막대기 거칠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방이라는 것이 기운이 세서 일은 곧잘 하지만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서야 쓰겠나 생각한 색시는 남편을 공부시켜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를 시켜 입신 양명을 시키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집안 살림은 내가 맡을 테니 당신은 공부나 하시오 하고는 서당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서당에 다니면서, 하늘천 따지를 배우는데, 한 자를 더 가르치면 앞에 배웠던 글자는 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훈장은 할 수 없이 일평생 사는데 꼭 필요한 글자만 가르쳐 주어야겠다 생각하고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이

덕이다' 라는 뜻의 네 글자만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어찌나 둔한지 참을 인,갈 지 ,하 위 ,큰 덕 하고 한 자 한 자 가르치는데 그만 한 자에 석달씩 걸려서 1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인지위덕으로 붙여서 가르치고 뜻을 알게 가르치는데도 1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인지 위덕이라는 것을 2년 걸려

배운 셈이죠. 다 배우고 나니까 훈장은 다 배웠으니 그만 집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서당에서 글을 다 배웠다고 돌아온 사내가 배웠다는 것이 겨우 인지위덕 넉자였으니 아내는 그만 기가 막혔습니다.


이것 가지고는 과거는 커녕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기에 아내는 더 공부하라 하지 않고 돈이나 벌게 장사나 하라고 돈 몇백량을

내주면서 돈이나 벌어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 남편은 돈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장사를 하는데 그 둔한 머리에 장사가 되겠습니까?
돈을 벌기는 커녕 밑천까지 다 까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왔는데, 나 돌아왔소 하는데도 반가히 맞을 줄 알았던 아내가 나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래 그 때는 여름 날이라 방문이 활짝 열려 있길래 방안을 들여다 보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내가 웬 사내를 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은 그만 벌컥 화가 나서 속으로 소리를 쳤습니다.


"이것이 내게 돈을 주어 내보내더니,딴 사내를 끌어 들여? 에라! 연놈을 죽이고야 말겠다."
그리고는 마루에 있는 큰 다듬잇돌을 번쩍 들어 방으로 들어가서 박살을 내려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뇌리에 서당에서 배운 인지위덕이라는 말이 반짝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인지위덕,인지위덕 참는 것이 덕이 된다고 했지?’ 그는 들었던 디딤돌을 내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고 화를 삭이고 있는데 아내가 인기척을 느끼고 낮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셨소 하고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니 겠습니까?
그리고는 옆에 자는 사람을 깨우며 말했습니다.


"얘야,어서 일어나라.형부 오셨다."
그러자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이 일어나는데 그는 남자가 아니라 처제가 아니었겠습니까?
처제가 모처럼 찾아와서 하도 더우니까 머리를 감고 풀상투처럼 올리고 쉬느라고 잤는데 얼른 보기에 남자가 자는 것 같이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인지위덕이라는 글을 몰랐더라면 두 목숨을 잃을 뻔 한 것이지요.
글은 배우고 볼 일이라고나 할까요?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어떠한 경우에도 참고 볼 일인 것 같습니다.
(한국설화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