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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流花開(수류화개) -펌 -|

운산(雲山) 2011. 9. 15. 11:15

 

추사 김정희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서찰에 적힌 다송인데, 인터넷상을 검색을 해보아도 해석상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서 참선과 녹차를 즐기는 다선일미의 입장에서 해석을 붙여 본다.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정좌처다반향초 묘용시수류화개 

고요히 앉아서 차를 마시면 차의 향이 피어나는데

묘하게 음미하면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네

 

-중국 송나라 황정견(?) 추사김정희→초의선사

여기서 茶半香初는 차를 마실때 먼저 코를 사용하여 차의 향을 음미하고, 찻잔의 반정도를 마시고, 마신 차의 반정도는 목으로 흘려 보내고, 나머지 반으로 차의 맛과 향을 음미하면 입안에 감로가 고이고, 감로의 향이 혀 끝에 느껴지는데 이 향이 다반향초의 香初입니다.

 
우리가 참선을 할때 혀끝을 입천장에 붙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혀끝은 임맥과 독맥을 연결하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이윽고 화두를 들어서 몰입하면 몸이 이완되고 몸이 이완되면 기혈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혀끝을 타고 감로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감로는 쉽게 말해서 침이 고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감로의 맛과 향을 무엇으로 표현할가요, 이 세상에서 이 처럼 맑고 깨끗하고 달콤한 맛과 향기는 달리 없을 겁니다.

아무튼 감로가 고이면 꼴깍 꼴깍 침을 삼키게 되고, 감로수가 경락을 따라 흐르게 되고, 감로수가 흐르는 곳에 기혈이 열리면서 생명력의 환희를 느끼게 됩니다.

마치 봄비에 시냇가의 버들강아지가 피어나 듯이 감로수가 흐르는 곳에 기혈이 열리면서 우리 몸에 생명의 꽃이 피어나게 됩니다.

 

이 것을 수류화개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녹차를 마시면 녹차가 막혔던 경락을 이완시키고 유통시켜 줍니다.

또한 차를 마시면서 혀끝으로 차의 맛과 향을 음미하노라면 혀끝을 타고 감로가 고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속 차를 마시면서 감로를 음미하고 감로수를 흐르게 하면, 역시 기혈이 열리면서 우리 몸에 생명의 꽃이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것을 다선일미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묘용시 수류화개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음의 시도 황정견의 시입니다.

 

萬里靑天  雲起雨來 (만리청천 운기우래)
空山無人  水流花開 (공산무인 수류화개)


가없는 푸른 하늘에
구름 일고 비 오는데
빈 산엔 사람하나 없어도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네

 

주)

푸른하늘에 태양이 있어 산하대지를 비추니

생명의 물은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고

이 구름이 비가 되어 산하대지를 적시니

물이 흐르고 꽃이 피누나

 

이를 일컬어 水昇火降이라 하니

이로 인하여 천지가 살아 숨을 쉰다네

어디 여기에 사람을 거론하랴만

차 한잔 잘 마시면 사람이 곧 자연이라네

 

"정좌처 다반향초 묘용시 수류화개"의 깊은 뜻이 여기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