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시작은 뭘까. 좋은 재료를 가져다 제때 먹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좋은 재료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시장에 가서 살펴볼까. 그래서 장날을 기다렸다. 5일, 10일 장이 선다는 함안 가야시장을 찾았다. 지난 25일 오후 먹구름이 잔뜩 낀 날이었다. 비가 오면 장이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막상 날씨는 흐렸지만, 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다의 꽃' 멍게가 한가득 = 봄맞이 제철 재료들이 한가득 좌판에 올라 있다. 해삼·멍게 등의 해산물이 눈에 띈다. 빨간 고무통에 멍게를 가득 담고 파는 상인은 "오늘 처음 멍게를 가지고 나왔다. 이제부터 나오는 철이다. 맛있다. 2㎏ 1만 원이다"라며 멍게를 추천했다. 해삼도 한 쟁반 1만 원으로 자매품처럼 옆에 끼어 있다. 유혹을 뿌리치고 다른 곳도 둘러보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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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게. |
◇흩뿌려진 세발나물 = 뻥튀기와 도넛을 튀기는 곳을 지나 제철 음식재료를 찾았다. 진도 봄동, 기장 물미역, 미나리 등이 종이 상자를 뜯어 만든 팻말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하동 취나물도 빨간 플라스틱 통에 한가득 담겨 있다. 싱싱해도 '너무 싱싱해'라고 적힌 딸기 쪽에도 눈길이 간다. 아뿔싸! 지나가던 한 남성에게 밀려서 가지고 있던 짐이 좌판을 덮쳤다. 나물 좌판이 엎어졌다. 세발나물이 길가에 흩뿌려졌다. 죄송한 마음에 떨어진 세발나물 한 통을 5000원에 샀다. 공교롭게도 다른 제철 재료들은 가격이 내렸다는데, 세발나물은 지금 비싼 시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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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군 가야시장에서 봄맞이 제철 재료인 세발나물 등을 팔고 있다. |
◇쑥·냉이·톳을 고르다 = 봄철 식탁에 뭘 올릴지 한참 고민하다 쑥을 찾았다. 쑥을 팔던 할머니는 "지금부터 쑥이 나온다. 산에 올라가서 양지바른 데서 캐어 왔다. 처음 나는 쑥은 보드랍고, 몸에 좋다"고 마음을 동하게 했다. '봄에 나는 쑥은 보약'이라는 말도 들었다. 쑥 5000원어치를 까만 봉지에 담고, 옆에 있던 냉이도 2000원어치 샀다. 쑥·냉이 된장국을 할 참이었다. 뭔가 부족한 듯해서 진동에서 왔다는 미더덕도 3000원어치 골랐다. 톳나물 할 톳도 3000원어치 사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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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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