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감

夏帖 (하첩) / - 朴祥 -

운산(雲山) 2014. 9. 1. 09:36

 

 

2012년창원지부전 도록에서 (禮苑 鄭乙順 書)

 

夏 帖

- 朴祥 -

樹雲幽境報南訛 (수운유경보남와)

休說東風捲物華 (휴설동풍권물화)
紅綻綠荷千萬柄 (홍탄록하천만병)

却疑天雨寶蓮花 (각의천우보련화)


숲 구름 그윽한 곳 여름 소식 알려도
봄바람이 좋은 경치 걷어갔다 하지마소.
푸른 연잎 천만 자루 붉은 꽃이 터지니
하늘에서 보련화를 뿌린 줄로 알았네.

 

남와(南訛)는 여름을 맡은 신의 이름이다.

숲에 어느새 녹음이 짙어졌다. 울긋 불긋 화려하던 봄꽃들은

떠나는 봄바람이 함께 데리고 가 버렸다.

 

그렇게 꽃시절은 다 갔는가 했는 데,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연못 위 푸른 연잎 천만자루 사이로

온통 붉은 연꽃들이 폭죽 터지듯

터지고 있질 아니한가.

 

돌연 눈앞에 찬란하게 펼쳐진 연꽃세상 앞에서 나는 잠시 착각을 했다.

혹 하늘이 꽃 시들어 쓸쓸해진 세상을 위로 하려고 꽃비를 내려

온 세상을 이리 환하게 하신 것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