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다”
平民肯種德施惠(평민긍종덕시혜) 평민이라도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便是無位的公相(편시무위적공상) 곧 벼슬 없는 재상이며,
士夫徒貪權市寵(사부도탐권시총) 고위관리도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팔면
竟成有爵的乞人(경성유작적걸인) 곧 벼슬 있는 걸인이 될 것이다.
비록 관직이 없는 평민일지라도 덕을 깊이 심고 은혜를 널리 펴면, 온 백성이 존경하고 따르는 제왕(帝王)이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아무리 고관대작(高官大爵)에 앉은 사람이라도 권세를 무리하게 탐내고, 아랫사람에게
매관매직(賣官賣職)이나 하며 온갖 부정을 일삼는 탐관오리(貪官汚吏)라면, 결국은 벼슬자리에 앉은 도둑이나
거지에 불과한 것이니, 그 말로는 어찌될 것인지 짐작할 만하다.
‘채근담(菜根譚)’은 송(宋)나라 때로 추정되는 기원전 286년 경 홍자성(洪自誠)의 저서(著書)이다.
홍자성에 대한 분명한 기록은 없으나 같은 시대 우공겸(于孔兼)이 “나의 벗 홍자성이 있어 그의 저서 ‘채근담’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이면서 서(序)를 부탁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홍자성은 우공겸과 같은 시대의 인물임을 알 수가 있다.
‘채근담’은 전집 225장과 후집 134장 모두 359장으로, 1년 365일과 거의 일치한다. 굳이 하루에 한 장씩 읽도록
꾸민 것은 아니지만, 날마다 1장(章)씩 읽어 자기수양의 반려(伴侶)로 삼는다면 인생을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채근담’이라는 이름은 송(宋)의 유학자(儒學者) 왕신민(汪信民)이 “사람이 항상 나물뿌리를 씹을 수만 있다면 백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인상교득채근 즉백사가주(人常咬得菜根 則百事可做)’라고 한 말에 기원을 두고 있다.
거친 음식을 달게 여기며 사는 사람은 어떤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주자(朱子)도 채근(菜根)을 씹을 줄 모르기 때문에 자기의 본심(本心)을 잃는 자들이 많다고 했다. 이는 빈고(貧苦)의 생활, 청고(淸高)의 생활을 강조한 의미를 갖고 있다.
200 년도 넘는 옛 유학자(儒學者)들의 깨달음을 그 후에 사는 우리들은 아직도 모르고 산다. 고위관직의 자리에 있으면서 한 나라를 책임졌던 통치자(統治者)들까지, 권세를 남용해 부정을 저질러 망신을 당하고, 역사에 오점(汚點)을 남기는 경성유작적걸인(竟成有爵的乞人), 즉 벼슬을 했던 걸인(乞人)들을 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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